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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삶의 지도, 인생 가치를 찾아 나서는 여정이 담긴 지도

왜 삶의 지도일까?

  글또를 처음 접하게 된 건 데이터 분석가라면 한 번씩 들렸을 메타몽이 그려진 변성윤 님의 블로그였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보는 블로그 글은 정보전달이 목적이기 때문에 내가 만족하는 정보만 충족되면 더 이상 볼 이유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종종 ‘와 어떻게 이렇게 정리를 하지? 이 깊이는 도대체 어떻게 얻는 거지?’ 생각이 드는 글이 주는 정보보다 사람이 궁금해지는 글들이 있습니다. ‘나도 이렇게 정리하고 싶다~’라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글들을 보며 혹여 이 사람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나도 이렇게 될 수 있을까 싶어 다른 글들을 뒤적이다 글또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글또 커뮤니티를 만들고 진행한다는 것을 처음 봤을 때도 ‘와~ 역시 대단한 사람이었네~’ 싶었고, 글을 쓰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기술 블로그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미약한 끈기와 열정이었는지 습관으로 형성되지 못하고 그렇게 글쓰기에 대한 열정은 묻혔습니다. 그러다 글또를 신청하여 진행한 친구의 후기로 다시금 글또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커뮤니티가 더욱 활발하였고, 글또 활동을 통해 성장해 나가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글또에 꼭 참여하고 싶어 졌습니다.

  글또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삶의 지도” 작성 미션(?)이 존재했는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그린 나만의 삶의 지도를 작성하는 것이었습니다. 개발자 글쓰기 커뮤니티의 이런 철학적인 과제라!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납득이 가는 과제라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자기소개처럼 지원자의 성격이나 열정을 알아보려는 목적이 있겠지만 어쩌면 제일 쉬우면서도 어려운 ‘나’를 글로 적어보는 경험과 함께 글 속에 녹아든 ‘나’라는 사람을 발견해 보는 게 목적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글또는 ‘개발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지만 일단은 ‘글’을 쓰는 모임입니다. 글이라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어떤 정보를 전달할지도 사람마다 다르고, 같은 정보라도 사람마다 그 정보를 받아들이고 느끼는 깊이도, 해석도 다를 것입니다. 삶의 지도를 통해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발자취를 다시 따라가며 앞으로 내가 걸어갈, 내가 그려갈, 내가 작성할 삶의 나머지 지도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라는 취지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나의 인생 가치를 통해 표현해 보는 삶의 지도

  추석 연휴를 맞아 찐친이라 부를 수 있는 유년시절의 친구들과 함께 촌캉스를 떠났습니다. 떠나기 전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걸 물었을 때, 한 친구가 ‘인생 가치 찾기’라는 게임을 같이 해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게임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단순한 이 게임은 자기가 생각하는 6가지 중요한 인생의 가치를 적고 술 한 잔 마시고, 그중 3개를 제거하고 술 한 잔 마시고, 나머지 두 개를 제거하고 술 한 잔 마시며 최종적으로 우리에게 중요한 인생의 가치 하나를 남기는 게임입니다. 해당 게임을 진행하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뭔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고, 내가 이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때 선택한 6가지 가치가 어떻게 제 삶의 녹아들어 제 세계를 만들어왔는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1. 돈 (⭐️)

  요즘엔 너도나도 할 거 없이 재테크를 하고 돈에 관심이 많지만, 전 예전부터 돈 모으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딱히 특별하게 사고 싶은 게 있던 것은 아니지만 세뱃돈을 모아서 현금으로 두둑하게 가지고 있으면 뭔가 뿌듯해서 중학교 때부터 항상 책 사이나 서랍에 그동안 모아둔 돈을 넣은 두둑한 봉투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직업을 선택할 시기가 왔을 때에는 큰돈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돈을 벌고, 노후를 고려해서 기술을 가진 직업을 갖고 싶었습니다. 돈만으로 모든 걸 결정하진 않지만, 역시 삶에 있어서 돈은 빼놓을 수 없어 중요한 가치로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먼저 제거되는 것도 돈이긴 하더라고요. ㅎㅎ

2. 자부심 (⭐️)

  이 게임을 하면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은 무엇일까 생각하며 적은 가치입니다. 어디서나 당당한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부심이 떠올랐습니다. 흔히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은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표현함에 있어 확신을 가지고 있었고, 그런 모습이 제게는 늘 멋져 보였습니다. 내가 내 능력과 가치를 믿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름의 신념과 확신이 있는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면 고난과 시련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믿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고, 삶의 만족을 더 느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제가 하는 활동에 대해 확신이 없습니다. 매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만, 프로젝트를 끝낼 때마다 뿌듯함과 함께 좀 더 나은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이 함께 있습니다. 물론, 이 직무가 정답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불안이 쉽게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저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3. 신뢰 (⭐️)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신입사원이 되어 인사를 올리는 게시글에 적은 저의 회사 포부입니다. 회사에서 좋은 사람이란 착하고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 모두 맞지만 그 모든 말들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란 좋은 사람이 갖춘 성격과 더불어 회사에서 전문가로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짐을 실천하기 위해 신뢰라는 가치는 회사 안에서의 저의 자아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됩니다. 4년 차가 된 지금 여전히 부족함이 많다고 느껴지지만 맡은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신뢰를 쌓았고,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의 신뢰 속에서 그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는 믿을 수 있는 든든한 동료가 되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4. 재미 (⭐️⭐️)

  요즘 가장 많이 느끼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해 왔구나 느끼는 가치 중 하나입니다. 끈기가 그렇게 있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이것저것 일을 많이 벌리고 하고자 한 것들을 어느 정도 이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제가 잘나서 그런 게 아니라 제가 흥미 있어하는 것들을 그냥 한 것뿐이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저는 재미를 좇는 사람이고, 재미가 없으면 능률이 확 떨어지는 그런 사람이구나 요즘 많이 느낍니다. 지금 하는 데이터 분석이나 모델링 업무도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과제가 나타나고 과제의 특성에 따라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해 가며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재밌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만족하면서 하고 있습니다. 이쪽 업무가 매번 새로운 과제와 방법이 개발되기 때문에 지루함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저에게는 제 천성에 잘 맞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5. 성장 (⭐️⭐️)

  인생이 너무 힘들 때면 전 인생이 하나의 게임이고 이 시련과 고통이 나에게 주어진 퀘스트구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좌절과 슬픔을 느끼기보단 퀘스트를 깨기 위해 해야 할 행동에 집중하게 됩니다. 퀘스트가 주어지는 성장 게임은 지루하지 않고 성취감을 줍니다. 그래서 전 일부러 절 성장시키기 위해 퀘스트를 마구마구 던지곤 합니다. 일단 신청해놓는 자격증 시험, 새로운 커뮤니티 활동, 공모전 활동 등이 제가 던지는 퀘스트들입니다. 그렇게 퀘스트를 주다 보니 확실히 시야도 넓어지고, 지식이나 경험도 늘었습니다. 하지만 퀘스트를 깨는 것에 집중한 나머지 내실이 부족하다고 요즘 많이 느낍니다. 기초체력 훈련은 하지 않고 계속 몬스터만 잡은 느낌이랄까요. 이제부터라도 내실을 갖추기 위해 하나씩 내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면서 어떤 점이 부족한지 알아가며 덧붙여가며 단단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6. 사랑 (⭐️⭐️⭐️)

  뜬금없는 사랑 타령이지만, 역시나 인생에 사랑이 없으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사랑은 연인 간의 사랑도 맞고, 가족 간의 사랑, 인류애 모두 맞습니다. 사랑이라는 게 너무 모호하면서도 거창해서 부담스러운 단어지만 단순하게 ‘같이 행복하자’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당장 내 주변이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 주변이, 내가 처한 환경과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이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어딘가에 필요한 일이었으면 좋겠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이길 바라왔습니다. 그래서 내가 가진 역량과 성격이랑 맞으면서 기술을 가지고 세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딱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지금은 너무 감사히 해당 직무를 무사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려나갈 지도의 모습

  글또 지원 덕분에 다시 한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돌아보며, 어떻게 살아갈지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뚜렷한 목표를 정하지 못해 어느 방향으로 발을 내디뎌야 할지, 목표를 위해 얼마큼의 속도로 가야 할지 막막한 상황입니다. 이번 글또를 통해 좀 더 내가 왔던 길을 되짚어 보며,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그걸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2024년이 약 100일 남은 이 시점에 남은 100일 동안 한 해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간단하게라도 적어보고자 합니다.

1. 글 쓰는 습관 기르기

  • 글 쓰는 시간 따로 가지기
  • 오늘 배운 내용, 오늘 있었던 일 짧게라도 기록하기

2. 목표 찾기

  • 관심 있는 분야 공부해 보기
  • 커뮤니티 참여하기

3. 메타인지 높이기

  • 직무 관련 질문 목록 만들고 답해보기
  • 그동안의 프로젝트를 정리하며 내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부족한 점 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