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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

고민을 해결해가는 여정에 대한 기록 (부제 : 데싸 경력 4년차의 대학원 고민)

고민의 시작

입사 때부터 대학원 진학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원을 가지 않고도 비전공자지만 취업을 할 수 있었고, 대학원을 나온 다른 동료들과 업무 능력을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고 느끼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어렴풋이 '대학원을 나오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갖고 있었다. 
그 이유는 채용공고를 보면 자격조건에 석사를 우대하거나 지원자격 자체가 석사 이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석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었고, 비전공자로서 이 직무를 잘할 수 있다고 증명하기 위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석사라는 타이틀의 효과, 학사 출신의 한계를 느끼진 않았던 터라 대학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이직한 회사에 오니 대학원을 나온 사람들이 다수인 것을 알게 되었다. 팀원 10명 중 7명이 통계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전공으로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한 분은 분야는 다르지만 박사까지 수료하신 분이셨다. 회사가 컨설팅업을 하다보니 고객사에 인력 프로필을 제공할 때 전공자 석사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처음으로 강렬하게 석사 학위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대학원을 나온 사람의 경력인정과 진급에 필요한 경력 햇수의 차이가 나는 걸 보면서 부러움의 감정이 들었다. 
'대학원을 굳이?' 라는 생각과 '그래도 대학원 나오면 여러모로 좋지'라는 생각이 계속 충돌하면서 막연하게 대학원을 가면 좋으니까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대학원을 가면 좋나요?'라고 대학원을 나오신 분들에게 여쭤보면 대답이 워낙 다양하게 나타나 물어볼수록 나의 고민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고민의 이유

그래서 고민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난 어떤 방해요인이 있어서 이렇게 고민을 하는 걸까? 그냥 가고 싶으면 가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의 이유를 한번 적어보았다.
고민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이다. 대학원은 돈이 많이 든다. 대학원이 100만원 정도 들었으면 바로 하지 않았을까? 대학원을 가기 위해서는 기본 4000-5000 만원 정도 든다고 하니 대학원에 갈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럼 가치판단을 해야 하는데 대학원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그 가치가 내가 정말 원하는 가치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막연하기 때문에 고민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고 막연함을 채워야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내가 알아야 할 2가지.  내가 추구하는 방향대학원의 장단점에 대한 탐색을 시작하게 되었다. 

 

🧭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여정 1. 책과 독서모임

📚 (1) 실패는 나침반이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예전에  털어놨을 때 추천 받은 책이 하나 있다. '실패는 나침반이다'라는 책으로, 실리콘밸리에서 근무하신 40대 개발자의 회고록이다. 타이틀만 보면 자랑만 있을 것 같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기까지의 우여곡절과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정리해 놓은 책이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생길 때 한 번씩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독서모임에서 읽고 있는 책에서 인상깊은 구절과 질문을 준비해 오라고 해서 아래 구절과 질문을 준비해 갔다. 

< 실패는 나침반이다> 속 인상 깊은 구절 
나의 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은 ‘나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나에 대한 고정관념’을 고착시키는 요인들
(1) ‘저 사람은 타고난 거야’라고 지레짐작하기
(2) 과거 성공에 대한 방정식에 집착하는 것
(3) 나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회고의 과정 부재
(4) 나를 지지해주는 서포터가 부재할 때
Q. 자신의 한계를 짓고 후회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걸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아무래도 새로운 회사에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최근 나는 나의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자신감이 없는 상태라 비교를 통해서 나의 한계를 자꾸 짓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분들도 비슷한 경험을 가진 적이 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해서 질문을 하게 되었다. 다른 분들의 답변을 들으면서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구나 하면서 안심도 되었고, 바로 실천 가능한 한계 극복 방법을 다양하게 알려주셔서 도움이 되었다. 

한계 극복 방법 
- 강점 검사를 통해 내 강점 찾기
- 나의 약점을 극복할 활동하기: 소심한 사람이었지만 동아리 회장을 하면서 남들을 도우며 많이 극복했음. 
- 잘하는 사람들이랑 친해져서 그들이 어떻게 학습하는지 알아보고 나만의 방식으로 만들기
- 내가 갖고 있는 한계가 어떤 것인지 먼저 파악하고, 이를 극복할 방법 고민하기

독서모임이 끝나고 바로 모각작을 하러 가서 강점 검사를 진행했고, 강점 검사의 결과로 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강점 검사에서 나온 나의 TOP 10 강점은 아래와 같이 나왔는데, 이를 어떻게 강화시킬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해당 독서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이 고른 책에서 나온 질문들에 답을 하면서도 내가 이런 걸 원했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얽혀져 나오는 <피프티 피플>이라는 소설을 갖고 오신 분이 다음과 같은 질문을 갖고 오셨다. 

Q. 본인이 지향하는 추구미가 있다면?
내가 지향하는 추구미
전문성을 가진 여유로운 사람 (like 같이 일하고 있는 박사님)

요즘 느끼는 거지만 생각보다 내가 미래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안했던 것 같다. 10년 후의 삶이나 내가 지향하는 삶을 구체적으로 떠올려본 적이 없어서 인상 깊었던 질문이었고, 내가 지향하는 추구미를 통해 내가 어떤 모습을 멋있어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지 알 수 있었다. 

📚 (2) 일의 철학

<일의 철학>이라는 책은 글또에서 일의 철학을 읽고 우선순위를 매겨보자는 모집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마침 나의 직업관이 어떤 건지 알아보고 싶었던 터라 관심이 있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모임에는 못 갔고, 아쉬운 마음에 내가 따로 모임을 열게 되었다. 모여서 일의 철학에 나온 직업관과 인생관에 대한 질문들에 답변을 해보았다. 

직업관

  • 왜 일하는가?
    •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 나의 만족을 위해
  •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 성취감, 영향력을 나누면서 얻는 기쁨, 만족감을 얻기 위해
  • 당신에게 일이란 무슨 의미인가?
    • 일을 통해 성장하고 내가 잘 살고 있구나 느낄 수 있음.
  • 그 일이 개인이나 다른 사람, 사회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 내 일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누군가가 기존의 방식보다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음.
  • 바람직하거나 가치 있는 일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 법적,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일.
    • 누군가의 기존 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꿔주는 일.
    • 누군가의 삶을 더 이롭게 만드는 일.
  • 돈은 그 일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 돈은 나의 노력에 대한 대가. 나의 노력을 인정해 주는 수단. 나의 일에 대한 가치를 매긴 정량적 수치.
  • 경험과 성장, 성취는 일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성장을 통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성취를 얻는다.
    • 일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인생관

  • 삶의 의미나 목적은 무엇인가?
    •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경험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것.
    • 주변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재미와 인류애를 느끼고, 그들도 느낄 수 있도록 일하고 싶다. 
    • 내가 좇는 재미는?
        • (일상)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밌는 활동을 같이 하는 것. 같이 웃을 수 있는 모든 것. 
        • (삶) 몰입을 하여 무언가를 성취하고, 보상과 보람을 얻는 것. 
        • => 웃음, 몰입, 성취, 보상, 보람

해당 답변을 토대로 ChatGPT 에게 여기서 드러나는 나의 핵심 가치관에 대해서 물어봤다. 

<< 가장 중요한 5가지 가치관 >>

1️⃣ 성장(Growth) –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배움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 중요함. 성장을 통해 더 큰 문제를 해결하고,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어 함.  

2️⃣ 성취(Achievement) – 몰입을 통해 무언가를 이루는 과정에서 기쁨을 느낌. 성취 자체가 삶의 동력이 되고, 이를 통해 만족감을 얻음.  

3️⃣ 기여(Contribution) –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여 주변 사람들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 함.  

4️⃣ 재미(Joy & Engagement) –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웃고 즐기는 것, 그리고 몰입해서 의미를 찾는 과정이 중요함.  

5️⃣ 인정(Recognition & Reward) –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그리고 그 보상이 정당하게 주어질 때 동기부여가 됨. 돈뿐만 아니라, 사회적 인정과 영향력도 중요한 요소.  

👉 결론: 너는 "성장과 성취"를 중요하게 여기며, "자신의 경험과 결과가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원해. 또한 "일과 삶 속에서 재미를 느끼고 싶어 하고",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같아. 😊

📚 (3) 시대예보

해당 책은 송길영 작가의 사회적 흐름에 대한 관찰을 담은 책으로 김난도 작가의 <트렌드코리아>처럼 매년 출간하시는 것 같다. 이 책은 독서모임에 갔다가 어떤 분이 나의 고민과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해 주셨는데 마침 해당 책으로 독서모임을 한다고 하셔서 냉큼 하게 되었다. 내용은 그렇게 철학적인 책은 아닌데 같이 독서모임을 진행하신 분들이 너무 본질을 꿰뚫는 질문들, 생각해보지 못했던 질문들을 준비해 주셔서 삶의 방향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독서모임은 매주 정해진 분량을 읽고, 그 안에서 인상깊은 구절 3가지와 같이 나누고 싶은 질문 1가지를 준비해 오는 거였는데 매주 각자가 준비해 온 질문에 답하며 '내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3주 동안 12가지 질문 중 인상 깊었던 질문과 내 삶에 적용해 볼 내용들을 추려보았다. 

 

시뮬레이션은 그만, 이제는 걸음을 내딛을 때

다시금 돌파구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값을 찾는 일만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1400만개의 미래를 보고 오직 단 하나의 정답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영화 속의 닥터 스트레인지뿐입니다. 영화 속 초능력자 히어로가 아닌 우리는 경쟁에 대한 압력과 우리를 둘러싼 불안을 냉정하게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조망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시대예보 : 호명사회 p.94

Q. 이러한 시뮬레이션 과잉 현상을 체감하고 답답함을 느껴보셨나요?

  • A. 최선의 결과를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당 결과를 선택했을 때 얻을 것과 잃을 것들을 계~속 생각하면서 피곤하게 살고 있습니다. 결정장애...입니다.. 생각해보면 대응은 따로 없었고, 열심히 고민하닥 결국에 선택을 무조건 해야만 하는 시간이 다다랐을 때 제가 끌리는 걸 그냥 하게 되었습니다 ㅎ
  • (다른 분 답변)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는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다른 사람을 통해 정당성을 부여받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어떤 선택을 할 때 결과가 정해지는 게 아니라고 믿고 있고, 그럼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가 어떤 선택을 했든 그 선택이 옳은 선택이 되게 만들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적용하기) 옳은 선택은 없는데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걸까요? 일단 결정을 하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든다는 말이 결정을 하도록 용기를 주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을 여전히 쉽게 하지 못하는 저의 성격으로 인해 결정에 도움이 될 정량적인 데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해당 데드라인이 끝나면 무조건 결정을 내리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 결정에 마감기한 정하기
    • 의견을 묻는다면 의견을 물을 횟수 정하기
모든 길을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길'을 선택하는 순간에야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가 선명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 시대예보 : 호명사회 p.148

시뮬레이션을 아무리 해도 한 발짝 내딛는 것이 중요함을 다시금 일깨워 준 문장이었다.  
 

내가 만들고 싶은 호명사회의 모습은? 

 “세상의 다양한 선택지를 자기의 가치 기준에 두고 각자의 미래를 시뮬레이션한다면, 모두가 다양한 결과를 도모하는 건강한 사회에 이를 수 있습니다.” - 시대예보 : 호명사회 p.91

Q.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목표와 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A. 아직 저도 확고한 목표를 설정하진 못했지만..! 막연하게.. 제가 느낀 인사이트와 삶의 재미를 공유하면서 확장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어떤 인사이트를 나누고 싶은지, 어떻게 나눌 건지를 구체화하는 단계입니다!

 

“.. 더 나아가 당신이 취미를 발전시켜서 당신만의 작업 공방, 당신만의 원 테이블 레스토랑으로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다면 당신만의 호명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 시대예보 : 호명사회 p.309


Q. 당신은 어떠한 호명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은가요?

  • A.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할 수 있게끔 응원과 지원, 지지해 주는 사회.
    내가 만들고 싶은 호명사회는 삶이 재밌고 따듯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억지로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그걸 같이 지지해 주고 도와주는 동료가 있고, 같이 좋아하는 걸 함께 해주는 친구가 있는 사회.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내가 지금 노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내 삶의 길을 잘 기록하고 길 위에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항상 생각하며 나만의 길을 잘 다져서 만드는 것. 

 
나의 커리어 방향에 대학원이 필요한 지 알아보기 위해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가져보았다. 책 구절을 통해, 독서모임에서 나눈 질문을 통해 서로 고민을 나누며 나라는 사람과 내가 원하는 나의 향후 모습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 나는 성취하고 성장하는 걸 좋아하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 전문가의 모습을 꿈꾸며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고 싶어한다. 
 

🧭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여정 2. ‘나’의 진짜 욕망 파악하기

대학원에 나오면 좋다는 건 안다. 그렇다면 내가 정말로 대학원을 가고 싶어 하는 기저 욕망은 무엇일까? 단순히 남들이 한다고 해서, 좋아 보여서 하는 것은 아닐까? 대학원을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필요성을 느낀 것일까? 

욕망 1. 전문가가 되고 싶다.  

나의 진짜 욕망을 파헤치기 위해서는 질문을 잘 던져야 한다. 인과추론에서 반사실적 추론이라고 이미 발생한 사실과는 다른 가상의 시나리오를 설정해 인과효과를 분석하는 기법이 있다.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다른 세계를 가정해 보는 것이다. 실제 분석에서는 데이터 기반으로 인과관계를 분석하는 거지만 반대의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는 개념을 차용해 보았다. "만약 내가 대학원에 갔다면 지금 이런 고민은 하지 않을까?", "내가 대기업에 다니면 대학원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을까?"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해보면 나는 내가 어떤 상황에 놓이더라도 계속 학습에 대한 니즈는 있었을 거라 장담한다. 즉, 학력이나 직업상태가 나의 대학원 고민의 원인은 아니란 얘기이다. 내가 10년 차가 되어도 배움에 대한 갈증이 있을 것이고, 석사 학위를 따더라도 부족하다고 느낄 것 같다. 하아.. 박사... 정도는 되어야 하는 건가... ;; 
첫 번째 여정 속에서 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몰입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임을 발견했다. 그리고 실패와 성공 경험 속에서 나온 인사이트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나눌 수 있는 경험을 쌓기 위해, 더 많은 인사이트를 주고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난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 하지만 성장 과정 중 자꾸 나에 대한 의심과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이런 성장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바로 "내가 나의 한계를 짓는다는 것"이었다.

칙센트미하이(Csikszentmihalyi)의 FLOW 이론(Theory of Flow)에 따르면, 몰입은 우리가 어떠한 일에 몰두하거나 매혹되었을 상태에 느끼는 절정경험, 그리고 그것을 체험하게 하는 신비한 체험을 말한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만큼 몰입된 상태가 끝나고 나면 성취감을 느끼고 이러한 몰입을 통해 자아실현과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근데 이런 Flow를 느끼기 위해서는 나의 능력치에 맞는 도전과제가 주어져야 한다. 과제가 너무 쉬우면 지루함을 느끼고 과제가 너무 어려우면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도전과 능력의 균형이 맞아야 한다. 
이 이론을 생각하면 내가 불안함을 느낀 이유도 설명이 되었다. 내가 원하는 이상향, 추구미는 어떤 도전과제도 여유롭게 해결하고 전문적인 지식으로 컨설팅을 수행하는 같이 일하고 있는 박사님 같은 사람을 원하는데 내 능력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해서 불안함을 계속 느끼고 있던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방식이 맞을까 의심하여 최대한 많은 자료를 수집하며 몰입하지 못하고 발산만 하는 중이었다. 
내가 몰입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나의 이상과 현재 상태(능력)를 알아야 하고, 몰입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세운 후, 그에 맞춰 나의 능력치를 계속 높여야 한다. 그럼 나의 최종 추구미에 도달하기 위해 나는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까?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현재 내 능력치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고, 내가 강점으로 가져가야 할 것을 찾아 강화시키고, 내가 느끼는 한계가 어떤 것인지 파악해 극복하는 것이다. 

욕망 2. 전문가가 되고 싶지만, 전문가라고 말하기엔 부족하다. 부족함을 채우고 싶다.  

내가 부족하다고 스스로 느껴 대학원에 가고 싶어 하는 건 이제 알았다. 그럼 내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생각했을 때 얼마나 부족한 지 파악해 본 후, 대학원에서 실제로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탐색해 보자.

  • 논문 보고 구현하는 능력 : 3/5
    •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구현은 가능. 수식 이해와 구조 이해, 구현에 챗봇의 도움 받고 있음. 없어도 구현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오래 걸릴 듯. 
    • 강화방법 : 실무나 사이드프로젝트, 논문 스터디 진행
  • 소통능력 : 3/5
    • 커뮤니케이션이 장점이지만 고객사와 대면 미팅 경험 부족. 모델 구축 과정을 설명하는 연습 필요.
    • 강화방법 : 발표나 미팅 많이 참석하기 
  • 통계 및 모델에 대한 지식 : 3/5
    • 기본적인 통계 지식 및 패키지 사용 어려움 없음. 고급 통계 사용 미숙. 사용 모델의 동작 과정을 다 까보진 못함
    • 강화방법 : 수리통계, 선형대수, 확률 등에 대한 지식학습 필요. 강의나 책을 통해 학습 필요. 사용 모델에 대한 논문 많이 읽고 이해하기  
  • 학위 : 1/5
    • 비전공학사 출신. 
    • 강화방법 : 대학원 진학, 방통대 등 편입을 통해 전공 바꾸기 
  • 연구 경험 : 3/5
    • 도메인이나 과제가 고정되어 있지 않았기에 하나에 대해서 깊게 파 본 경험이 적다고 느낌. 논문을 쓰거나 한 주제로 깊게 파보고 싶음. 
    • 강화방법 : 사이드 프로젝트, 블로그 글쓰기, 논문 써보기  
  • 영어 : 2/5
    • 영어 논문 읽긴 하지만 한국어가 편함. 영어로 대화에 부담을 느낌. 
    • 영어 논문 많이 읽기, 영어회화 연습 

 

🧭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여정 3. 커피챗

대학원에 대한 고민이 들면서 대학원이 정말 나에게 효용가치가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내가 못해본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만 대학원을 선택하기엔 대학원은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선택이었고 내가 잘할 수 있을 지도 고민이 되었다. 대학원에 간다고 해도 일반 대학원을 가야 할지, 특수 대학원을 가야 할지, 온라인 대학원을 가야 할 지에 대한 선택도 해야 해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경험한 여러 사람들을 만나 대학원에 대한 나의 기대와 현실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아보고, 어떤 길이 가장 적합한 지 알아보고자 했다.  
회사 팀장님, 일하는 중 특수대학원 진학을 선택한 분, 특수대학원 진학 후 일반 대학원을 준비하고 계신 분, 일반 대학원을 나와 직무를 수행 중이신 분, 해외 온라인 석사를 준비 중이신 분들을 만나뵙고 해당 루트를 진행한 이유와 장단점, 추천 이유 등에 대해 물어봤다. 

커피챗을 통한 리얼한 후기와 정보 수집

 일반 대학원 결정 이유와 추천/비추천 이유 

  • (결정 이유) 취업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해 대학원 진학 결정, 취업에 도움이 될까하여 진학.
  • (비추천 이유) 현재 상황(경력이 있는 상태에서 대학원 진학)에서 대학원을 다닌다고 2년 경력이 추가되는 것도 아님. 지금은 경력이기 때문에 굳이 대학원에 가서 증명할 필요가 없음. 지금 대학원을 간다는 건 지금 부족한 지식을 채우려고 다니는구나 싶을 뿐, 플러스 요인이 크게 되진 않음. 팀장으로서 인원을 뽑는다면 신입일 경우에는 석사가 프로젝트 경험이 있기에 우대할 수 있지만, 이미 경력이 있다면 학사, 석사보다는 어떤 경력을 쌓았는가가 더 중요.
  • (비추천 이유) 대학원의 연구 내용이 산업에 모두 반영되는 것이 아님. 연구자가 되고 싶은지 실무자가 되고 싶은지에 따라 대학원 필요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트렌드에 맞춰 연구하기도 쉽지 않음.  
  • (비추천 이유) 실무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더 큼. 실무에서 그때그때 부족한 부분은 강의나 책을 통해서 채울 수 있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음.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느낀다면 해당 부분만 우선 강의나 책을 먼저 봐보는 것을 추천.  

 특수 대학원 결정 이유와 추천/비추천 이유 

  • (결정 이유)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와 강의 등을 진행해봤지만 여전히 비전공자로서 업무 수행의 한계를 느껴서 대학원 결정. 일반대학원에 대한 메리트가 적다고 판단. 논문 쓰고 싶어서 선택. 
  • (추천 이유)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남, 문과생은 배우지 않는 기초 알고리즘을 배울 수 있음. 학위를 얻을 수 있음. 실무 병행 가능.
  • (비추천 이유) 비싸고, 비싼 값을 하는지는 의문.  특수 대학원의 학위로는 한계를 느낌. 

 해외 온라인 석사 결정 이유와 추천/비추천 이유 

  • (결정 이유) 강의를 개설하거나 할 때 석사 학위의 필요성을 느낌. 공학적 지식을 학습하여 로봇을 만들고 싶었음. 
  • (추천 이유) 비용이 저렴하고 커리큘럼이 잘 짜여 있음.
  • (비추천 이유) 본인이 원하는 커리어 방향이 아니면 굳이 선택할 필요 없음. 

불안요소 점검하기

커피챗과 사전지식을 바탕으로 작성한 각 대학원 선택지에 대한 장단점과 불안 요소는 다음과 같다. 

선택지장점단점불안요소
특수대학원실무 병행 가능, 국내 네트워크, 기초 학습 가능학업 병행 어려움, 비용 부담높은 비용, 시간 할애 가능 여부 
일반대학원(풀타임)연구 기회 많음, 박사 연계 가능2년 경력 단절, 비용 부담경력 단절 부담 
해외대학원 온라인 석사글로벌 학위, 낮은 비용TOEFL 준비 부담, 논문 작성 기회 적음TOEFL 부담, 논문 작성 x

 
그럼 불안요소가 정말 불안을 느낄만한 요소인가? 불안을 해결할 요소는 없는가? 
 특수대학원

  • 비용 대비 가치 문제 : 학위가 연봉 상승과 이직에 영향을 주는 요소라면 투자 가치 있음. 팀장님들의 공통된 의견은 굳이 대학원을 나오지 않아도 실무 경험으로도 충분히 가치 증명이 가능하다고 얘기하였고, 졸업 직후 대학원 경력은 경력으로 인정되지만 중간에 대학원에 가는 경우 경력이 따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기에 경력으로 인한 연봉상승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답함. 즉, 지금 대학원 진학이 내 연봉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못할 수 있음. 하지만, 채용공고에서 전공자나 석사를 우대하는 상황에서 대학원으로 간단하게 내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또한, 대학원 진학과 수업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성장하여 내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지 않을까?
  • 실무와 학업 병행 : 실무와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미 실무와 병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불가능한 요소는 아님. 나의 노력과 의지의 문제. 부담을 덜기 위해 사전에 최대한 미리 전공 지식 쌓으면 좋을 것.

 일반대학원

  • 경력단절문제 : 2년 공백 후 취업이 보장되지 않으면 신중할 필요가 있음. 대학원이 플러스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취업을 확정시키는 요소는 아님. 이직을 위해서는 2년의 실무 경험보다 더 밀도 있게 경험해서 어필하면 됨. 

  해외대학원 온라인 석사 

  • 토플 준비 : 시험 점수가 나올 때까지 준비할 수 있음. 불안 요소 아님. 
  • 논문 작성 기회 : 공식적으로 논문을 쓸 필요는 없지만, 논문을 쓸 수는 있음. 원한다면 불가능한 요소는 아니니 불안요소 아님. 

가치에 중요도 매겨서 선택하기 

불안요소가 정말 불안요소인지까지 확인해봤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내가 어떤 가치를 더 우선시하는 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요소 별로 점수를 매겨보고, 내가 어떤 요소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가중치를 줘 최종 점수를 도출해 봤다. 

항목가중치
(가치 우선순위)
일반대학원특수대학원해외대학원
(온라인)
현상유지
준비시간12315
지식학습55241
학위55331
실무병행가능4445
연구경험45234
논문45432
네트워킹 확장35442
시간확보21335
비용31135
최신기술습득25443
영어활용43251
총점 142105131100

✔ 1위: 일반대학원 (142점)

  • 학위, 연구, 논문, 네트워킹, 지식학습 측면에서 강점
  • 2년 경력 단절과 경제적 부담은 증가하지만 얻는 것에 비해서 불안요소에 대한 가치 우선순위가 낮음.

2위: 해외대학원(온라인) (131점)

  • 영어, 최신 기술 습득 강점, 연구나 논문 기회는 상대적으로 낮음
  • 연구나 논문 작성은 나 하기 나름으로, 회사에서 대학원에서도 한다고 하면 충분히 기회를 만들 수 있음.

3위: 야간대학원 (105점)

  • 실무 병행이 가능하지만 학문적 깊이는 상대적으로 낮음

4위: 현상 유지 (100점)

  • 실무를 지속할 수 있고, 안정적으로 현재 삶을 지속할 수 있으나 학문적 성장 기회가 적음

 

 

결론

나에게 대학원은, 학위 제공과 함께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학습이 가능한 교육 시스템.

대학원에 가지 않고도 내가 느끼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채울 수는 있다. 하지만 혼자만의 학습만으로 부족한 무언가가 있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을 계속 고민하는 것인데, 그게 바로 학위이고, 체계이다. 지금 하고 있는 업무가 회사 솔루션 개발을 위해 관련 레퍼런스를 찾고, 논문에 나타난 알고리즘을 비교하며 우리 서비스에 적용할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것이다. 연구에 대한 니즈는 지금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더욱 대학원 진학을 하고 싶다고 여기는 건 더 빠르게, 잘하고 싶어서이다. 그래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 안에서 내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학습하여 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고민은 신중하되, 빠를수록 좋다.

고민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속으로 괴로워하고 애를 태움'이다. 
고민이란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한 과정이다. 하지만 고민만 한다면 괴로움만 계속될 뿐이다. 고민을 의미 있게 만들려면 무조건 선택을 해야 한다. "하지 않는다고 선택하는 것"도 선택이다. 하지만 어떤 것이 더 나을까 고민만 하는 것은 내가 다른 것에 신경 쓸 시간을 앗아간다. 선택을 한 후에 행동으로 옮길 시간을 앗아간다. 무엇이 더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에 그것을 좀 더 빨리 행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더 클 수 있다. 
고민의 과정을 되짚어보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해야 할 것을 정리해 보자. 

(1) 고민의 진짜 욕망 파악하기
- 내가 이 고민을 하게 된 계기 적어보기
- 현재의 상황과 반대의 상황들 가정해 보며 고민의 진짜 원인 파악하기 

(2) 고민 해결에 필요한 정보 찾아보기
- 내가 기대하는 바와 현실과의 괴리, 장단점을 비교할 수 있게 온라인 서치, 책, 커피챗을 통해 탐색. 
- 내가 불안해하는 요소가 정말 불안할만한 요소인지 점검하기

(3) 선택하기
-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가중치를 주고 점수를 매겨 정량화된 수치 비교하기
- 내가 내 선택에 가치를 부여하고, 내 선택을 믿기

생각 정리를 위해, 그리고 그동안 겪은 독서모임과 커피챗의 내용이 유익해서 이를 남기고 싶어서 글을 작성하긴 했지만 대학원 진학 하나에 이렇게까지 고민을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스스로도 고민에 대한 피로감이 너무 극에 달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기에 이렇게라도 정리를 하지 않으면 결론을 도출하지 못할 것 같았고, 이렇게 정리를 하지 않으면 자기 확신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너무 지나치게 신중한가 싶지만 최근 읽은 책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지나치게 신중하다 싶을 정도로 멈추어 생각한다고 하니 조금 위안이 되었다. 나중에 내 인생에 또 다른 고민이 생겼을 때 이번에 쓴 고민의 흔적을 되돌아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바라고 있다.  

남은 건 행동뿐

일반적으로 사람은 감정에 따라 행동한다고 하지만, 반대로 행동에 따라 감정이 변화되기도 한다. 가역성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이 법칙에 따라 우리는 행동을 통해서 나를 옥죄는 한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에 말하는 성공 법칙도 항상 같은 말을 하고 있다.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것. 지금 당장 몰입할 수 있는 목표를 찾아 행동하자...!